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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인 2007-07-09 15:25:09, Hit : 2595
Subject   4월 7일자 불교신문
미래 부처님 천진동자들
용돈 아껴 보시하는 모습 대견, 마음속 불심 지닌 당당함 느껴


어두컴컴한 내 방 창문 사이로 길게 봄의 한 자락이 들어온다. 따스한 봄볕의 기운이 다시금 시작하는 새 날에 새 힘을 실어준다. 늘 봄이 되면 그렇듯 새 기운들이 우리 주변에서 몽실몽실 봄볕 아지랭이처럼 여기저기서 튀어 나온다. 겨우내 꽁꽁 닫아두었던 마음자리에 봄기운이 활짝 열리면서 새 기운을 맞이하고 초심(初心)으로 다시금 마음자리를 잡아본다.

봄기운을 흠뻑 맡으면서 포교의 초발심을 다시 부여잡고 일요일 우리절로 향한다. 일주일동안 정신없이 달려온 일상들을 정리하고 우리 미래의 부처님들을 만나러 바쁜 걸음을 내딛는다. 오늘도 “올망졸망 재잘재잘 왁자지껄 꿍꿍꽝꽝~~.” 버스가 도착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의 미래의 부처님들은 새로운 기운을 뿜어낸다. 엉성하지만 자기나름에는 정성을 다하는 삼배와 기운찬 “성불하십시오”라는 외치는 인사소리가 법당을 울린다. 요 녀석은 일주일 잘 지낸 모양이다. 뭔가 자랑하고 싶은 꺼리라도 가지고 온 듯하네. 고개만 끄덕하고 눈을 피하는 요 녀석의 일주일은 순탄치 않았나 보다. 어깨 보듬어주고 어두운 마음 벗어놓고 가게 해주어야겠네.

목탁소리와 함께 법회가 시작되고 의식노래를 목청껏 부르고, 부처님다리하고 입정하고, 마음모아 보시하고, 스님말씀 듣고, 선생님이랑 불교성전 공부하고, 친구랑 장난치고 혼나고 벌 받고 하다보면 2시간의 법회는 금세 끝이 난다. ‘오늘은 우리 아이들과 무엇을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 볼까’하고 아이들을 맞이하기 전에는 늘상 고민이었다가, 막상 아이들이 눈에 보이면 시간은 쥐도새도 모르게 흘러가 버린다. 참 신기하다.

아이들을 태운 버스가 절 마당을 벗어나고 나면 우리 미래의 부처님들이 다녀가신 흔적들을 하나 하나 정리한다. 오늘도 가지런히 보시함 통에 올려진 보시금 봉투를 보면서 하나씩 하나씩 그 마음들을 열어 본다. 손 때 가득 묻은 지폐, 주머니 안쪽에서 꼬깃꼬깃 답답한 마음에 한숨 쉬었을 것 같은 너덜너덜 지폐, 봉투 안에서 일주일을 기다린 빳빳한 지폐, 군것질하고자 하는 마음 누르고 누르고 용돈 아껴서 넣어온 동전들, 갓 한글을 배운 7살배기 연우의 삐뚤빼뚤 ‘월인성올림’이라고 쓴 하얀 봉투, 미쳐 마련 못한 재보시를 대신한 마음을 담은 편지… 미래의 부처님의 일주일은 법당에 들어설 때의 표정만이 아니라 보시금에서도 묻어난다. 그것을 준비한 마음도 묻어난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보시금 때문에 법사스님이신 인성스님께서 무지 화내신 적이 있었다. 꼬깃꼬깃 너덜너덜한 돈을 보시고 “우리절 부처님은 거지가 아니다! 동연어린이들이 주머니 속에서 이상한 냄새 맡고 아무데나 쑤셔두었던 그런 돈을 적선받으시는 분이 아니다!” “보시는 엄마가 주시는 돈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엄마가 보시하는 것이지 동연어린이가 보시하는 것이 아니다.” “동연어린이가 마음을 내어서 자기 용돈 아끼고 지극한 마음을 깨끗한 봉투에 담아서 정성을 다해서 부처님 앞에 올려야 진정한 보시이다.”

이 날 이후 보시금은 조금 줄어들었다. 엄마한테 의존하는 보시금은 의미없는 보시금이라고 가르치기 무섭게 아이들은 그대로 실천한 것 같다. 액수를 떠나서 고사리손으로 아끼고 아낀 의미있는 보시금이 진정한 보시행이요 자비행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한번 말해도 정말 잘 알아 듣는 것 같았다.

어째든 일요일 절에 오기 위해 열심히 일주일을 살았을 우리 미래의 부처님의 그 맑은 얼굴에 웃음 지어 본다. 실컷 자고 일어나 빈둥거리면서 맘대로 놀고 싶은 어린 나이에 불평불만없이 꾸준히 절을 찾아오는 천진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같은 어른들이 오히려 고개가 숙여진다.

저 아이들의 가슴속에는 묵직하고 강인한 불심 한덩이가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것 마냥 당당하고 천진하고 어여쁜 아이들. 봄기운보다 더한 뿌듯하고 행복한 기운을 오늘도 받아 안고 내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 춘 숙

제주 우리절



[불교신문 2316호/ 4월7일자]

2007-04-04 오후 1:54:40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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