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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인 2007-07-09 15:22:40, Hit : 2655
Subject   6월 23일자 불교신문
    
“삶을 개척하는 힘”



“이것이 어린이 오계이니 목숨이 다하도록 지킬지니라”

“네, 잘 지키겠습니다.”

우렁찬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법당 안에 울려 퍼진다. 여러 행사에 정신없었던 마음들을 정리하는 의미에 오랜만에 자자포살법회가 열렸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자자포살’은 자신의 잘못을 개인적으로 뉘우치고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바르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의 일상적 참회가 의식(儀式)적으로 연장, 확장된 의미의 참회시간이 된다.

먼저 ‘자자’의 시간을 위해 입정을 시킨 후 자신의 잘못을 하나하나 꺼내는 시간을 갖는다. 그 후 하얀 종이와 연필이 나눠지고 어린이들은 각자 자기만의 자자공간으로 이동을 한다. 본래의 ‘자자’가 대중에게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우리 어린이들의 ‘자자’는 대중이 아니라 부처님에게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는 형식이다. 어린이들의 자자시간은 각각의 마음 자리 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법당 구석에서 꼼지락거리는 어린이, 부처님 바로 정면에서 당당하게 써 내려가는 어린이, 계단에서 쪼그리고 쓰는 어린이 등등. 손으로 가리고, 가방으로 덮고, 쓰고 또 쓰고, 종이가 모자라서 다시 받아 가는 어린이들도 있고, 귀찮은 듯 대충 쓰고 방석 밑으로 밀어 넣는 어린이도 있다.

자자를 끝내고 지도법사님을 청하여 ‘포살’의식을 행한다. 동연어린이 포살법회 식순에 맞춰서 예경삼보하고 스님을 따라 헌향게와 개경게도 읊고 스님께서 조목조목 읽어 내려 가는 어린이 오계 계본에 따라 자신의 지은 잘못에 대한 뉘우침의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마음 드러낸 진솔한 ‘자자’

잘못 뉘우치는 ‘포살’의식

그러나, 또르륵 목탁소리에 맞춰 합장 반배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눈은 온통 법상 위에 앉아 있는 스님의 손에 가 있다. 연비를 할 향을 들고 있는 스님 손을 보면서 걱정이 앞서는 눈치다. 스님께서 “자신의 잘못을 잘 생각해서 연비를 향 세 개로 받을 친구들은 손가락으로 세 개라 하고, 두 개면 될 친구들은 두 개, 하나면 되는 친구들은 하나라고 하세요”하셨다. 뉘우쳐야 할 잘못은 많은데 연비는 무섭고 어찌 용기를 내면 좋을까? 그러나 막상 참회진언을 외우면서 스님 앞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세 개 펴고 만다. 연비의 따금한 그 순간 자신의 잘못이 사라진다고 믿는, 손목의 연비흔적을 자랑스럽게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우리 천진난만 부처님의 모습에 두 손이 모아진다.

연비를 받고 난 어린이들은 부처님과의 자자문을 들고 스님을 따라 마당에 있는 소대 앞으로 간다.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면서 소대 앞으로 가서 활활 타오르는 불 속으로 자신의 자자문을 태운다. 휴~ 하는 안도의 숨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활활 타오르던 자자문 종이가 재로 변해 흔적없이 사라지니 자신의 잘못도 사라진 듯 느껴지나 보다. 마당을 가로 질러 뛰어 들어가는 어린이들 뒷모습이 가벼워 보인다.

어린이에게 있어서 계율을 지키고 행하고 돌아보고 뉘우치며 생활한다는 것은 계율에 매인 소극적인 지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기본 버팀목으로서의 의미가 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죽이지 않겠습니다’라는 불살생(不殺生)이 단지 살아있는 생물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삶, 물건, 시간등등 각각의 존재가 가지고 있는 존재의 가치를 알아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발심수행장에 ‘수유재학(雖有才學)이나 무계행자(無戒行者)는 여보소도(如寶所導) 이불기행(而不起行)이라’는 구절이 있다. ‘재주있고 학문이 높아도 계와 행이 없는 자는 보배가 있는 곳으로 인도해도 가지 않는 것과 같다’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참회와 포살법회와 같은 가장 불교적인 프로그램이야말로 부처님과 불법과 인연이 되어서 부처님 텃밭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을 아무렇게나 자라는 무성한 잡초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한 훌륭한 자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춘 숙


제주 우리절

어린이법회 교사



[불교신문 2337호/ 6월23일자]

2007-06-20 오후 2:15:56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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